러시아 황제

수염세를 거둔 러사아의 황제가 있었다 !
러시아의 절대주의 확립자라 일컬어지는 표트르 대제 (1672  1725) 는 모든 것에 적극적인 군주였다. 손재주가 좋아 자신의 의자와 식기 등을 직접 만들었을 뿐만 아니라 외과나 치과 의사들의 의료기술도 어느 정도 마스터하고 있었다. 병이 난 측근들은 그가 수술도구를 가지고 나타나는 것을 무엇보다도 두려워했다.
또 그는 뒤떨어진 러시아에 선진기술을 도입하기 위해 대사절단을 서구에 파견하면서 자신도 수행원의 한 사람으로 참가했다. 그런가 하면 당시 해군국이었던 네덜란드와 영국의 조선소에 직공으로 들어가 몇 개월 동안 망치를 두드리며 몸소 조선기술을 습득했다. 그리고 러시아인이 긍지로 여기고 있는 턱 수염을 자르게 하여 서구풍의 풍속을 따르게 했고, 이를 어기는 사람에게는 「수염세」를 받는 열성을 보이기도 했다.

농민으로 태어난 문맹의 러시아 여황제
무학 · 문맹인 채로 러시아의 황제가 되었던 여성이 예카테리나 1 세 (1684 1727) 이다. 그녀는 농부의 딸로 태어나 이름을 스카브론스카야라고 했다. 어렸을 때 가족이 뿔뿔이 흩어지는 바람에 루터파 목사의 손에 양육되어 스웨덴사람과 결혼을 하지만, 북방전쟁 중에 러시아군의 포로가 되었다가 멘시코프 공작에게 팔려 그의 첩이 되는데, 그 때 우연히 표트르 대제의 눈에 띄어 그의 미음을 사로잡게 된다.21 살 때였다.
그녀는 정교 ( 正敎 ) 로 개종을 하고, 대제가 반동세력에 가담한 전 황후를 쫓아냈기 때문에 정식으로 그와 결혼을 했다. 더구나 1725 년에 후계자를 지명하지 않고 죽은 대제의 뒤를 이어 멘시코프 일파의 옹립을 받아 제위에 올랐으니 동화 속의 주인공 신데렐라 같은 운명이라 할 수 있다.
불우한 성장배경 때문에 그녀는 교양도 없고, 글자도 모르며, 대낮부터 술을 마시기도 했다. 그러나 이해심이 깊은 표트르 대제에게는 좋은 아내였다. 활달하고 악의없는 러시아 여성의 전형이라고 할 수도 있다. 재위 중에는 소수 귀족에 의한 추밀원 ( 樞密院 ) 이 정무를 보았고, 즉위 2 년 뒤 43 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다. 죽기 직전엔 유언으로 표트르 1 세의 손자인 표트르 2 세를 후계자로 지명했다.

예카테리나 2 세는 12 명의 정부를 거느렸다
18 세기 후반 러시아에 군림한 예카테리나 2 세 (1729 1796) 는 원래 러시아인이 아니었다. 그녀는 독일 귀족의 딸이었는데 16 세에 러시아 황태자비로 맞아들여졌다. 그러나 그의 남편은 저능인이었고 따라서 결혼생활은 불행할 수밖에 없었다.
남편이 즉위하여 표트르 3세가 되었지만, 인망 (人望 ) 이 없어 1762 년에 근위사병들이 황후를 추대하며 쿠데타를 일으켰다. 이렇게 해서 그녀는 예카테리나 2 세로서 제위에 올랐는데 유폐중이었던 남편은 곧 변사하고 만다.
그 후 그녀는 겉으로는 독신을 고집했으나 실제로는 자유분방한 사생활을 즐겼다. 파트너가 되는 신하는 계속적으로 바뀌어 그 수가 무려 십수 명에 이르렀다고 한다. 그 중에서 10 년 이상 계속된 오를로프 백작과는 아이까지 두었다.
초로를 넘기고서도 그녀는 언제나 총애하는 신하를 곁에 두고 있었고, 새로운 얼굴을 시녀로 스카웃해다 의사의 신체검사를 거쳐 채용하기도 했다. 그러나 만년에 그녀가 「만약 젊었을 때 사랑할 수 있는 남편이 있었다면 평생 정숙하게 살았을 댄데…」 하고 고백했던 것을 보면 한편으로는 가련한 여성이라 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