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툴러는 아우토반과 폴크스바겐이라는 자동차 문화를 이식함으로써 독일 경제를 단숨에 호전시키는 데 성공하여 독일인의 마음을 확고하게 잡았다
독일은 1929 년 미국에서 시작된 세계공황의 파도를 정면으로 맞았다. 미국 자본의 철수로 인해 4 년동안 공장의 60 퍼센트가 문을 닫았고, 1932 년의 실업률은 약 40 퍼센트, 실업자가 600 만 명 이상에 이르는 절망 적인 상태였다. 경제 구조를 전환하지 않으면 불황으로부터의 탈출은 불가능해 보였다. 그러한 상황에서 권력을 잡은 히틀러는 1933 년에 1 만 4,000 킬로미터의 라이히스 아우토반 ( 독일의 자동차 전용 고속도로 ) ’ 건설 계획을 세웠다. 대 규모 국영 사업으로 엄청난 실업자들을 흡수하고자 했던 것이다. 1933 년 3 월 의회의 승인을 필요로 하지 않고도 헌법에 반하는 법률도 제정할 수 있다는 ‘전권위임법’을 성립시켜 권력을 잡은 히틀러는 아우토반 건설 계획에 착수했다. 6 월에는 전국 아우토반 기업체를 설립하고 이어서 9 월에는 첫 기공식을 거행했다. 결단은 신속하고 실행은 빨랐던 것이다. 그후 1938 년 말까지 예정되어 있던 6,900 킬로미터 가운데 3,000 킬로미터의 고속도로가 건설되었다. 건설 자금의 60 퍼센트는 실업보험청의 자금을 야금야금 꺼내 염출하였다.
그러나 1932 년 당시 지동차가 별로 보급되어 있지 않은 독일에서는 100 명에 1 대 꼴이던 자동차 보유율은 5명에 1 대인 미국과 비교할 때 크게 차이가 났다. 그래서 히틀러는 ‘폴크스바겐 ( 국민차 ) ’을 대량으로 생산하여 월급에서 공제하는 식으로 판매를 촉진시켜 자동차의 대중회를 이루었다.
그는 자동차 문화를 이식함으로써 독일 경제를 단숨에 호전시키는 데 성공하여 독일인의 미음을 확고하게 잡아 끌었던 것이다. 나치가 독일 국민의 신뢰를 얻었던 이유는 거기에 있었다.
[책갈피 속의 오늘]'역사의 변명' 1933년 히틀러 총리 취임
우리가 히틀러에 대해 말할 때 새겨두어야 할 그의 어록이 있다. “승자(勝者)에게는 진실을 말했는지를 결코 묻지 못한다.”
악(惡)은 고스란히 패자(敗者)의 몫이다. 그게 인류의 역사다.
히틀러는 정신병자였는가? 그는 간혹 극단적인 편집증을 보이기는 했지만 정신병을 앓은 적은 없었다. 영국의 신경학자 프리츠 레들리히는 “그는 스스로 무엇을 하고 있는지 분명히 인식하고 있었고, 자긍심과 열정을 갖고 이를 수행했다”고 말했다.
그는 약물중독이었는가? 히틀러는 술을 입에 대지 않았다. 담배를 혐오했다. 채식주의자였다. 그런 그가 약물중독이라. 그는 알려진 것처럼 성(性)불구자도 아니었다.
우리는 차라리 그의 최후에서 진실의 일단을 본다.
히틀러는 패망 직전 베를린의 지하벙커에서 도피냐, 자살이냐를 놓고 수하들과 의논했다. 그리고 영혼을 바쳐 충성했던 선전상 괴벨스의 의견을 받아들인다. “국민을 배반하지 말고 베를린에서 자살해야 한다.”
그는 최후의 메모에 이런 말을 남겼다. “정치가는 자신이 저지른 일에 대해 책임을 져야한다. 내가 죽고 나면 수백만 국민이 나를 저주할 것이다. 그것이 독재자의 운명이다.”
히틀러는 권력을 강탈한 것이 아니었다. 그는 선거를 통해 합법적으로 집권했다.
1933년 총리에 오른 히틀러는 600만명의 실업자를 집권 2년 만에 200만명으로 줄였고 6년 뒤에는 사실상 완전고용을 달성했다. 생산은 2배로 늘어났다. 전 세계가 대공황에 허덕이고 있었는데 말이다.
전후 ‘라인강의 기적’은 이때 이미 시현됐다. 그는 구세주였다. 히틀러의 정치적 레토릭은 그대로 역사적 실체가 된다. “국민을 다스리는 데는 빵과 서커스면 족하다.”
독일인들은 제2차 세계대전 중 마지막까지 히틀러가 부여한 의무에 순응했다. 그런데도 왜 전쟁은 히틀러만의 잘못일까.
‘악의 화신’ 히틀러. 그의 존재는 ‘역사의 변명’이었다. 그가 있었기에 연합국도, 독일 국민도 무고함을 주장할 수 있었다.
그는 모두를 사면(赦免)했다.